고종과 을사늑약, 문재인 대통령과 동맹대화[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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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과 을사늑약, 문재인 대통령과 동맹대화
강이슬 /자주시보 / 2020/09/30
1905년 7월말, 뜨거운 여름날이었습니다.
일본의 총리대신 가쓰라 다로와 미국의 육군장관 윌리엄 태프트는 도쿄에서 몰래 만나 부채를 팔랑거리며 ‘일본이 조선을 먹고, 미국이 필리핀을 먹고 서로서로 봐주자.’는 조폭 밀약을 합니다.
유명한 가쓰라-태프트 밀약입니다.
이것은 일본으로부터 조선을 지켜줄 것이라며 미국을 굳게 믿고 있던 고종에 대한 배신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종의 입장에서 배반이고 배신이지 미국의 입장에서는 눈앞에 놓인 음식부터 먹겠다는 천연덕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나고 날씨마저 을씨년스럽던 11월 중순, 을사늑약이 체결됩니다.
일본은 이 을사늑약으로 조선의 외교권과 군사권을 강탈했습니다.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애국지사들은 이 조약으로 나라가 망했다고 통탄하고 독립투쟁에 돌입했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우리 민족을 능멸한 죄를 물어 이등박문을 심판했을 때가 1909년으로 경술국치가 일어나기 1년 전의 일입니다.
외교권과 군사권의 박탈은 사람으로 치면 입과 손발을 잃어버린 것으로 산 송장이나 마찬가지라고 보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미간에 ‘동맹대화’를 신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외교와 국방분야가 논의 대상이라고 하니 대번에 을사늑약이 떠오릅니다.
현재도 한미워킹그룹으로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인데 아예 입을 틀어막고, 손발마저 묶어버리겠다는 것입니다.
뉴스를 종합해보면 우리 정부에서 요청한 것으로 나오는데 믿어지지 않습니다.
고종이야 부패와 무능으로 찌든 왕조여서 세상에 눈이 어두워 미국에 뒷통수 맞고 일본에게 차근차근 나라를 뺏겼다고 하지만, 21세기에 촛불의 힘으로 부패정권을 무너뜨리고 당선된 소위 촛불정부가 북과 함께 그 좋은 합의들을 만들어놓고도 미국 눈치 보느라 쩔쩔매더니 이제는 아예 스스로 손발을 묶겠다는 것이니 어떻게 이것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벌어진 사태는 그것이 사실임을 알려줍니다.
만약 이대로 임기를 마친다면 역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고종보다 무능한 지도자로 기록하게 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자신을 당선시켜준 촛불의 위대한 힘을 믿지 못 하는데 있으며 또 추락해가는 미국의 몰락을 보지 못하고 여전히 겁에 질려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미국은 알아서 설설긴다고 봐주는 나라가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저 적폐들과 조중동에 의해서만 죽었다고 본다면 그것은 대단한 오산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FTA 추진과 이라크 파병 등 대체로 미국의 말을 잘 듣긴 했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여전히 적폐 세력이 더 믿음직한 부하였던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그저 말은 잘 들어도 마음에 들지는 않는 부하였을 뿐이며 그래서 검찰과 언론이라는 게걸든 사냥개들에게 허기를 달래라고 던져준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봐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초에 남북이 친서를 주고받고, 유엔에서 종전선언 화상연설을 했음에도 서해 사망사건으로 삽시간에 전쟁국면으로 빨려드는 정세를 잘 봐야 합니다.
청와대에는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검은머리 미국인들이 득실거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살길은 하나입니다.
미국의 뒤통수를 치는 길입니다.
동맹대화도 워킹그룹도 다 내쳐야합니다.
빠를수록 좋습니다.
곧 겨울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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